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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보와 운동의 소중함

 

운동량을 계속 올리는 중이다.

원래는 주 2회 발레 + 헬스장에서 ABT 2회, 요가 등 매트운동 2회를 했는데, 여기 태보를 추가했고 발레를 40분 일찍 가서 매트운동을 미리 한 턴 돌려주는 방식으로.

태보는 복싱 동작과 유사한 것들을 엮어서 만든 서킷 트레이닝인데, 처음 하던 날에는 '그냥 재미있고 할 만한데' 싶었다가 그 다음 날 견갑골과 어깨를 중심으로 등 전체에 죽음의 근육통이 지나갔다. 남자친구씨에게 빨리 튀어와서 등안마를 시전하라고 징징댔을 정도니 어지간히 아팠던 모양이다.

그래도 내가 상반신 운동은 그리 많이 하는 편이 아니고, 슬슬 ABT도 익숙해져 가는 마당에 오랫만에 이렇게 빡쎈 걸 해봐서 아무래도 당분간 하려고 한다.

 

최근 같은 부서에 새로 온 여자 동료는, 나보다 한 살 어리고 쿨톤의 뽀얀 피부에 뺨 주변만 발그레하고 전반적으로 살집이 있는 키 작고 통통하고 귀여운 타입인데, 어쩐지 취미를 적는 란에 '등산과 유산소운동'이라 적어 눈여겨 보고 있었다. 아니 운동을 좋아한다면서 저리 오동통한 걸로 봐서는 그냥 아무 취미나 적어넣은 게 아닐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평소 ABT 수업을 들으며 자주 눈에 띄었다. 뭐, 그래봤자 1/3 지점 부터는 그냥 드러누워 있길래, 그 정도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태보 수업에선 엄청 촐랑촐랑 뛰어다니며 따라하는 거였다.

내가 며칠 후 넌지시 '태보 어땠냐'고 했더니 난리를 치면서 '다음 날 등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그게 한 사나흘 가더라'고 고개를 절래절래... 하다가 고개를 들더니, '음. 그래도 뿌듯했어요. ㅎㅎ 안 쓰는 근육을 쓴 거잖아요'라는데 이 아가씨 너무 사랑스러움 ㅠㅠ

 

사실, 나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 중에서 평소 잘 걷지도 않고 대중교통 보다는 운전을 하고 다니는 걸 선호하면서 일절 운동을 추가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마사지와 건강식품, 약, 물리치료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우를 보면 일종의 스릴이 느껴진다. 특히 그런 분들 중에서 평소 가리는 음식이 많고 양이 적으면서 입이 짧아서 전반적으로 저체중, 저혈압, 저혈당, 칼슘부족이지만 검사해봐도 크리티컬한 수치는 나오지 않아서 비만에 비해서 건강에 대한 걱정을 덜 하고 사는 분들은 더 위험해 보인다. daum 만화속세상의 '다이어터'에서 최근 찬휘가 한 말대로, 그건 그냥 눈을 감고 지뢰밭을 달리는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 아직 지뢰를 안 밟았다고 해서 그들이 모든 걸 피해갈 수 없다. 30분 걷는 것도 힘들어 하고 좀 단단하게 잠긴 탄산수 병을 자기 손으로 따지 못한다면, 조금 큰 수술이나 사고, 출산, 기압이나 환경의 변화에 굉장히 취약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2. 와인 라이프

 

와인 때문에 파산 직전이다.

어느 고마운 분께서 달아주신 댓글 덕분에, 그 분 회사의 계열사? 하여간 음료 회사에서 진행하는 직원 대상 와인 할인의 혜택을 받았다. S님 너무 감사합니다. ㄳㄳ 그래서 항상 궁금해하고 있단 샤또네프 뒤 빠프를 세 종류, 샹볼뮈지니와 톤도니아 그랑 리제르바를 주문 넣었다. 하앜하앜 기대기대..

게다가 Enif 님이 연결해 주신 와인샵에서 지난 내 생일에 건진 엄청난 와인 '라퐁로쉐 06빈티지'를 믿을 수 없는 가격에 주문했다. ㅠㅜㅠㅜ 앜 역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언제 기회가 되면 회를 사겠습니다.

그 외에도 이마트에서 최근 와인 특가 판매가 있어서 ㅠㅠㅠ 아마로네 발폴리첼라를 또 한 병 업어오질 않나;; 이 쯤 되면 정말 큰 일. 와인 셀러를 사는 게 올해 목표였는데 와인을 너무 많이 사서 셀러를 못 살 지경에 도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다. 남자친구씨는 아예 캐빈 즈렐리의 책을 사다 놓고 공부해가며 궁금한 것을 찾아 마시고 있다. 이러니 구매량도 엄청나고;;

오늘은 심지어 영국에서 소믈리에를 비롯해 온갖 자격증을 다 따고 돌아온 친구놈을 좀 이따가 밤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더 위험해!! ㅠㅜ 이 녀석이 '형에게 도움될 만한 로버트 파커의 책이랑 그 외 내가 공부하던 자료를 챙겨 오겠다'고 했거든. 뭐든 각잡고 하기 시작하면 엄청나게 빨리 빠져드는 남자친구씨의 진가를 요새 느끼고 있다.

하도 (우리의 음주엥겔지수상)고가의 와인을 확확 해치우다 보니 나는 어떤 게 어떤 맛이었나를 블로그에 일일이 기록하고 사진을 찍지 않으면 잘 모르는 지경인데, 얘는 이름만 말하고도 그게 어땠는지 막 읊고 있다. ㄷㄷㄷ

그리고 암만 봐도 오늘은 샤또 보이드 깡뜨냑 06 빈티지를 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까지;; 곱게 단젤로 깐네토 정도만 따게 해 주옵소서. 주문 지른 게 아직 도착을 안 해쎵 ㅠㅠ

 

 

 


3. 3루생

 

어떤 사람들은 3루에 태어났지만 자신이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면서 인생을 산다. -배리 스윗처

딱 보고 너무 마음에 들었던 말이다.

 

은수저 물고 태어난 분들이 그 은수저로 금수저 만들기 위해 동네 빵집도 밀어내고 구멍가게도 밀어내고 떡볶이집도 밀어내는 연금술을 하도 많이 보니까 이젠 익숙해지려고 하는데, 어차피 부모 잘 만나서 그 부모의 주머니가 아니었으면 결코 쌓지 못했을 스펙을 자기 혼자 잘나서 '노력해서' 쌓았다고 굳게 믿고 있으면서 결국 그 스펙 덕분에 가오 잡기 좋은 명함과 명패 붙였다고 거드름을 피우는 건 좀 재수없지 않나.

그런 사람이 소위 최근의 '출세'한 사람이라니 기가 막힌 노릇이다. 요새 출세는 태어날 때 부터 이미 세팅이 끝난 건가.

 

아, 그러고 보니, 전엔 뭐 안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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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모코♥

대학교 2학년이 넘어갈 즈음에 슬슬 학교 인맥에 대해서 지루함을 느끼던 나는 급속도로 나우누리 동호회에 빠져들었는데, 그 중 한 곳에는 유난히 게임이나 음향, 음악 업계 종사자가 많아서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꽤나 힘들었던 것이, 회원 중 상당수가 정이 들때쯤 되면 '일본으로 간다'고 하며 사라졌던 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거나 이미 할 수 있는 사람 수도 적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나중에 꽤 시간이 지난 후에도 어쩐지 연락이 되었던 한 음향전문가는 '일본 쪽이 훨씬 대우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 웹툰 중에 볼만한 게 너무 많아서(윤태호 '미생', 조금산 '세상밖으로', 꼬마비 'S라인' 등등...) 신나게 보고 있는데, 남자친구씨가, 외국의 카툰이나 코믹스 하는 사람들이 이걸 보면 깜짝 놀랄 거라고, 그만큼 한국 웹툰 수준은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즈음 트위터에서 한 사람이 '외국에서 보면 한국의 웹툰 시장은 엄청난 재능 낭비일 것이다. 이 정도 퀄리티를 아주 적은 비용으로 마감을 닥달해 가며 뽑아내고 있으니까'라는 취지였는데, 시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입장에서도 뭔 소린지 감은 왔다.

 

예전에 스노우캣이 뉴욕이나 보스톤에 거주하는 것에 대해 '허세'라고 비아냥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실제로 일러스트를 하는 분들의 얘길 들어보면 저작권 관련도 그렇고 훨씬 시장이 튼튼한 국가에 가서 일하는 게 물가나 그 외 기회비용을 다 고려하더라도 경제적으로나 커리어로나 더 낫다는 입장이 많다.

 

여기까지 대화하자, 남자친구씨가 말했다.

'그게 그 분야 뿐일까?'

- .......?

'내가 종사하고 있는 외식업계는 안 그럴 거 같아?'

말문이 탁 막혔다.

'사회가, 전체적으로, 비뚤어져 있는 것 같아.'

 

한국 내의 너무 많은 분야의 시장이 창의력과 재능을 뽑아내고 정당한 대가를 치루지 않거나 시장 자체가 건강해지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에피소드들이 갑자기 후두둑, 떠올라서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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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모코♥

최근 남자친구씨가 와인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한 번 빠지면 상당히 푸욱 빠져서 집중하는 성격 답게 벌써부터 제법 예리하게 맛 구분을 해내고 있다. 나는 혀가 둔해서 그까짓 간 하나도 제대로 못 보는 타입인데, 순천 출신 어머니를 둔 이 남자는, 까다롭진 않지만 예민한 입맛을 자랑하기 때문에 와인에 있어서도 자비란 없다.

 

그래서 최근 술 마신 사진을 정리해보니 -_- 이건 뭐 다 와인이네요.

 

 

 

운드라가 파운더스 콜렉션은 칠레산으로 집 근처 와인숍에서 행사하는 것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업어왔는데 초반 탄닌이 좀 과하긴 하지만 이어지는 맛이 엄청나서 어쩐지 느리게 마시게 되는 편이다. 단골인 일치엘로에서 땄고, 몹시 만족스러웠다.

 

 

 

앞의 운드라가 뒤에 땄다. 일치엘로 와인 리스트에서 고심해서 고른 나파밸리 와인. 연배가 좀 안 되었지만 프레시한 맛이 좋았다.

 

 

 

영화와인셀러에서 고른 the sum

 

 

 

라벨이 어쩐지 수학덕후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the seventy five라고 되어 있고 라벨에도 75가 잔뜩 ㅎㅎㅎ 귀엽다.

 

 

낵아 쏘옥

 

 

 

데이 비노 노빌레 몬테풀치아노. 역시 집 근처 와인숍에서 행사하는 것을 업어왔는데, 이건 정말 이태리 와인 중에 우리가 손꼽은 아이. 제발 다시 기회가 생기기를 기도해 본다.

 

 

 

DOCG란 말입니다, 무려!

 

 

 

뀌마로는 남자친구씨가 이마트에서 업어왔는데 가격 할인폭이 너무 커서 안 살 수가 없었다고.. ㅎㅎ 1병까지는 코르크차지를 받지 않는 강남 '파빌리온'에서 땄는데, 처음엔 굉장히 까칠하게 굴었지만 지날 수록 속껍질같은 매력을 드러내는 와인.

 

 

 

그 다음으로 시킨 파빌리온 와인 리스트의 카라파카 플러스. 오마이갓! 대박이었음. 이렇게 향이 엄청난 애가 숨어있었단 마리야!!

 

 

 

네일도 새로 한 김에 푸욱 빠진 모모코.

 

 

 

캘리포니아의 낼리헤드를 하나 건졌다. 치즈와 소세지를 양껏 꺼내놓고 완전 신남 ㅋㅋ 

아아 저 귀여운 라벨을 어찌하면 좋나요 ㅎㅎㅎ 풀어헤친 머리 같은 나뭇가지. 캘리포니아 와인 특유의 단단하지만 잠재력이 풍부한 맛.

 

 

 

음. 간만에 대박 친 와인, 비숍. 이거보다 등급이 위에 있는 것이 안나푸르나와 아몬라. 죄다 컬트와인 답게 구하기 졸라 힘들지만 엄청난 맛을 자랑한다고. 나는 비숍만으로도 쓰러졌는데! 하앜하앜

 

 

 

주인공은 늦게 등장한다. 아마로네 토마시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ㄷㄷㄷㄷ 이거 향 뭐야, 뭐 이렇게 엄청나게 강하면서 첫맛은 강하고 알콜 도수는 왤케 쩌는가. 한 병만으로 두 사람을 올킬할 기세. 얜 대박이다 싶어서 오늘 아침 댓바람에 이마트에 달려가 행사하는 거 한 병 더 업어왔다.. ㄷㄷㄷ

 

 

 

보너스로, 양갱 증명사진. 정면인데다가 저 노랑연두 눈 색깔이 너무 영롱해~ 이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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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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